First Mover보다 Last Stander가 되어야 하는 이유
개인적으로 아침에 종이 신문을 보고 있습니다. 수년째 그러는 이유는 지면의 크기, 그리고 신문에서 내고자 하는 의견의 무게를 보기 위해서 기도 합니다. 이게 섞어보다보면 인터넷 뉴스로만을 알 수 없는 그 미묘한 지점을 알게 됩니다. 그게 매력이지요. 그러던 중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모 경제지의 기사 였는데 시장이 불황이고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뭐 그런 뉘앙스에 뉴스였어요. 말 그대로 시장에 재앙이 내린 거죠.
오늘도 마찬가지로 회사 라운지에서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동료인 C와 N이 와서 물었습니다. 종이신문 보는 사람 처음 봐요. 오늘 신문엔 어떤 기사가 인상 깊은지 이야기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C가 질문했습니다. 근데 왜 달러가 오르는 거에요?, 얼마전에 외환보유량이 줄었다는 기사를 본 거 같아요. 금리 오르는게 왜 문제에요? 같은 질문이였습니다. (평소에 C는 진취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특이한게 아니였습니다.) C에게 설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 스스로에게도 시장에 대해서 설명이 되더라구요.
그냥 단편적으로 시장을 보는게 아니라 연쇄적으로 어떤 효과들이 일어나는지가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서 이어졌습니다. 가령 달러가 오르고, IMF에서 외환 보유량이 적어지고 있다고 경고를 한 것은 국가(대한민국) 입장에서 원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USD를 팔아 KRW을 사드렸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급격하게 바뀐 환율로 인해 무역수지를 맞추는 과정에서 어떻게 적자가 났고 이러면서 한국은행(KRW를 찍어내는 기관이죠)이 금리를 따라 올릴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돈이 안돌고 그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는 있지만 반대로 경제 둔화 현상을 가지고 올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오히려 스스로에게 시장을 설명하는 느낌이였습니다.
2022.06.28 - [읽고 보고 들은 것] - 7월 시장 전망에 대한 잡설
예전에 쓴 글에서도 말했지만 제 관점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계속 내려갈 것 입니다. 7월 안에 10%는 더 빠질 겁니다. 엥 최근에 반등하던데요? 거래량이 없습니다. 가짜 상승입니다. 데드캣 바운스 입니다. TA의 한계가 나오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이동평균선이나 볼린저밴드를 보면 사야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지금 타면 다시 내리막길 오겠죠. 지난 밤(7/5) 유가가 급락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제 주머니돈이 없어졌거든요. 당장에 내 주머니에 돈이 없어 놀러도 못가 맛난 것도 못사먹어 사고 싶은 옷도 못사니 공급 과잉이 예상 되고 이러니 자연스럽게 유가부터 떨어진 것이죠. "와 그럼 유가 떨어졌으니 이제 물가 안정 아닌가요?" 아니요. 명분이 생겼죠. 한 번 더 내릴. 파월 아저씨는 또 빅이건 스몰이건 자이언트건 한 번 딛을 겁니다.
예전에 투자에 대해, 돈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늘 말했던게 있습니다. 원칙만 지키면 살아 남는다. 개인적으로 레이 달리오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아저씨는 적어도 자기가 한 말은 지키거든요. 호황일땐 누구나 천재 같아 보이고 멋지게 수익을 내는게 가능합니다. 불황일 땐? 그 때 떠들었던 사람들은 다들 숨어버리죠.
달리오 펀드, 상반기 수익률 32%…역시 '헤지펀드 제왕' - 연합인포맥스
*그림1*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연합뉴스 자료 사진](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이하 브리지워터)가 운용하는 '퓨어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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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가 돈을 많이 벌었고 어쩌고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전 사실 오늘 캐시우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최근 몇 년간 캐시우드(CasheWood)는 돈나무 누나/언니라고 애칭까지 생기며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PER 같은거 누가 봅니까? 미래에 투자하는거죠! 하면서 공격적이고 성공적인 투자를 하는 것 처럼 보였죠.
네. 그렇게 보였습니다. 근데 재밌는 점은 그녀는 그것을 팔지 않았습니다. 수익화 하지 않았다는 거죠. 운용사의 한계도 있었겠지만 최근 2022년 6~7월 기사를 보면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도 당연한게 아크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는 무척이나 도발적이였습니다. 주식 시장에 공식은 없다고 하지만 수년간 공학으로 받아드려졌던 각종 지표들을 무시하고, 크립토 위주의 투자도 공격적으로 단행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우린 이제 모두 이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돈나무 언니’가 담은 기술주 ETF, 2년 상승분 토해냈다
돈나무 언니가 담은 기술주 ETF, 2년 상승분 토해냈다 아크 ETF 고점 대비 75% 하락 코로나 직후의 최저점에 근접 최대 매수 테슬라는 올해만 -39% 반등 기대하며 급락때 물타기
www.chosun.com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 美 ETF 운용사 중 수익률 '꼴찌'
[더구루=홍성환 기자] 우리나라에서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올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
www.theguru.co.kr
캐시우드를 나쁘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고 지금도 그 기조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테슬라와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등을 매수하고 자신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약간의 변화만 줬을 뿐 이 사람도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제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돈나무 언니/누나를 찬양했던 사람들, 테슬람이라 불렸던 테슬라를 찬양했던 사람들, 크립토 시장의 광기를 미래라고 생각하고 가상화폐 투자 안하는 사람을 바보로 여긴 사람들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걸 위한 캐시우드 입니다. 트위터나 여타 커뮤니티를 보면 캐시우드를 대놓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욕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녀의 말을 믿고 투자했는데 망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에서 내놓은 ETF상품을 샀는데 수익률이 박살났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얻고 말해봅시다.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한 투자가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많은 영감을 받는 사람 중 하나인 김태성 님이 최근에 어떤 모임에서 이런 말을 해주셨습니다. "자신의 결정, 선택을 외주화 하지마라" 남에게 맡기는 순간 잘되면 내 탓, 잘 안되면 남 탓하는 게 사람입니다. 투본선이니 뭐니를 이야기 하려는게 아닙니다. 투자 리딩방, 투자 스터디 이런데 가서 기웃거리지 말고 신문 보고 직접 투자하고, 책 읽어서 공부하는게 더 빠릅니다.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사실 제일 빠른 방법입니다.)
시나리오 매매, 이슈 매매, 테마 매매, 급등주 매매 뭐 다 좋은데 그래서 행복할까요? 멘탈 다 가루가 됩니다. 크립토로 가면 더 심하죠. 현물하면 애타고 레버리지 땡기면 청산당하고 바닥인거 같아서 샀는데 지하실 있고 근데 그게 지하 100층짜리고 뭐 그런거죠. 본인이 행복해지려고 돈 버는거 아닌가요? 그래서 투자니 뭐니 재태크 하는 걸 테고... 근데 하루 종일 주식창만 보고 있으면 행복한가요? 돌아 버립니다. 정말.
일론, 순차이, 캐시우드 이런 사람들이 지금 주가가 반토막 났다고 어쩌지?! 하고 있을까요? 이 사람들을 자기 원칙대로 움직이고 있을 겁니다. 회사 경영방침을 바꾸던 포트폴리오를 바꾸던 매수를 하던 매도를 하던 그럼 우리는 이걸 구경하고 앞서 말한 것 처럼 "외주화"하고 있으면 될까요? 내 돈인데.. 내가 결정해야죠. 예적금을 들던, 손절을 치든, 물을 타든 뭐 움직여 봅시다. 현금 들고 있는게 많을 수록 선택지는 더 많아지겠죠.
이제 인정할때가 되었습니다. 경제성장은 둔화가 아닙니다. 이제 침체죠. 최소 올해 말, 내년 초까진 갈 겁니다. 이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명확해 집니다. 어릴때 다들 배우셨을 겁니다. 중고등학교 경제 시간 혹은 대학교 교양수업에서도 아는 뻔하지만 안전한 대처법들이 있습니다. 호황에는 가짜들이 판을 치지만 불황에는 진짜들만 남습니다. 진짜가 되건 가짜가 되건 정하는건 나 입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던 엔화는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달러는 계속 강세일까요? 유로존은요? 유로는 왜 안빠질까요? 오늘 아침에 C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스스로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었고 오늘 따라 경제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마지막에 서있는 사람이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시장은 처음 움직인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한 줄 요약 : 뇌를 외주화 하지 말자. 자산을 지키자.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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