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Agile) : 성공하는 프로젝트들의 비결
애자일. 이름만 들어도 웅장 해지는 단어입니다. 계속 성장하며 더 나은 존재로 개선해 나아가는 모습은 단순히 IT 프로젝트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커리어에서도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익히 들어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구, 페이스북)는 물론이고 국내에선 각종 유니콘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사용하는 그 방법론! 정말 마법 같은 방법론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애자일이 뭐냐고요?
애자일을 한 줄로 요약하면 “짧은 주기로 일을 쪼개서 빠르게 진행해보고, 피드백을 받아서 지속적인 개선을 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아는 최고의 애자일 코치가 한 줄 요약해준 것이니 아마 정확한 것일 겁니다. 그럼 아래의 그림을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아마, 어디서 애자일이라는 단어를 보신 분들은 누구나 보신 그림일 겁니다. 구글에 애자일이라고 검색했을 때 제일 위에 나오는 그림을 가져온 것이거든요. 그런데 다들 애자일에서 착각하는 게 하나 있는데 선로를 깔아가며 기차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애자일의 본질은 ‘자율과 방향성(Autonomy & Alignment)’에 있습니다. 먼저, 애자일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애자일 선언문을 살펴보죠. 애자일 선언문은 2001년 당시 SW 개발에 저명한 분들이 모여 선언한 애자일 방법론의 기본 원칙입니다. 해당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글 홈페이지)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또 다른 사람의 개발을
도와주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더 나은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다음을 가치 있게 여기게 되었다:
공정과 도구보다 개인과 상호작용을
포괄적인 문서보다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계약 협상보다 고객과의 협력을
계획을 따르기보다 변화에 대응하기를
가치 있게 여긴다. 이 말은, 왼쪽에 있는 것들도 가치가 있지만,
우리는 오른쪽에 있는 것들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는 것이다.
애자일 선언문은 위의 선언을 시작으로 애자일 원칙을 세워 제창합니다. 지금 읽어도 유의미하고 실제 SW 개발에서 적용되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이후 애자일 선언문이 추가되고 다양한 변주가 나온 건 잠시 잊읍시다. 그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니) 다시 원래 이야기로 들어와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에선 애자일 문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앞서 저는 애자일의 본질이 자율성과 방향성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개개인의 역량과 마인드셋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조직의 체계를 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자일 방법론 도입을 위해선 가장 먼저 환경적 변화를 꾀해야 합니다. 각각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율성(Automony)
이 단어를 보면 거품부터 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 우리 회사는 꼰대 회사여서 자율은 상상도 못 한다고요.”, “아니, 누군 안 해본 줄 알아? 자율을 주니까 회사가 개판되더라” 같이 말이다.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건 변명입니다. 자율성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자율과 자유를 헷갈리면 안 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율성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 만들고 지키는 것입니다.
대표, 경영진, 팀장, 동료의 의견에 공감할 수 없다면 ‘내가’, ‘자발적으로’ 그 의견에 맞설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맞선다는 건 싸우라는 게 아니라 의견을 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쓴 글 중 애빌린 패러독스처럼 말을 안 하면 모두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해외의 애플이나 국내 토스에서 말하는 최종 의사 결정 책임자(DRI: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의 개념을 굳이 빌려오지 않아도 우리는 자율(自律)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이성적 혹은 감성적으로라도 공감이 안되었다면 굳이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우리의 행동은 나에게 달려 있고 그걸 스스로 지키는 것을 우리는 자율성이라 부릅니다. “아니, 사회생활 안 해보셨나;; 어떻게 대표, 팀장, 윗사람에게 그래요. 그러면 회사 잘리거나 불이익당하지” 그렇다. 그 말이 나온다는 건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개인의 마인드셋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에게만 그렇게 해라! 한다고 해서 애자일이 정착되고 실제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린 다시금 기억해야 합니다. 개인이 해야 할 것이 스스로 자율을 만들고 그 자율성을 지키는 것이라면 회사가 마땅히 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회사가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연봉’, ‘복지’ 등을 떠올리곤 합니다. 지금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환경과 문화입니다.
일하기 싫게 만드는 요소를 없애는 것 그게 시작입니다. 우리가 언제 일하기 싫은가? “항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인간은 무언가를 계속하는 동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뭔가를 자꾸 합니다. (쉬는 게 본능이라면 멸종되거나 문명도 못 이뤘겠지) 즉, 오히려 무언가를 하는 걸 즐기는 생명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기 싫은 경우가 뭐가 있을까? 학교 다닐 때 공부하기 싫을 때를 생각해보라 잔소리, 이런 걸 배워서 쓸모가 있나? 같은 것들의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의 공식’ 배워다가 어디다 써먹누 같이 말이죠) 이걸 일로 대입하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마이크로 매니징
- 일의 목적이 납득이 안 되는 일
- 일을 위한 일, 보고를 위한 보고
- 하기 싫은 일
- 나의 사기를 떨어 뜨리는 상사와 동료
- 업무 외적으로 방해를 하는 경우
등등 (물론 더 있을 것이다. 생각나면 댓글로 더 달아주시라) 회사는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는 게 가장 큰 미션입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을 안 하는 문화를 만들고 구성원을 신뢰하고, 일을 위한 일을 안 하게 끔 하고 꼭 필요한 직원과 적성에 맞는 직원을 뽑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사기를 떨어 뜨리는 구성원들을 관리하고 그런 것을 회사, 조직장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행해야 합니다.
예전에 넥슨에 있을 때, 당시 디렉터님이 위와 같은 사람에 가까웠는데 우산 같은 분이셨습니다. 경영진 보고 등에서 부정적인 피드백 혹은 강력한 프레셔가 들어와도 실제 개발진 즉 우리에겐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말이죠. 적절하게 팀을 재편하거나 목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비를 피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그립습니다. 이운소크)
즉, 개인과 회사(혹은 조직장)가 모두 그런 환경을 만들려고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율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향성(Alignment)
앞서 자율이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면, 방향성은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선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투명성’이라는 개념을 들 수 있습니다. 조직의 투명성, 기록의 투명성, 과정의 투명성 등입니다. 많이들 착각하는 게 권한을 모두 열어 놓는 방식입니다. 협업 툴인 노션, 아사나, 지라, 컨플루언스 뭐 이런 것들을 쓰면서 모두 볼 수 있게 권한을 여는 등의 행동이죠. 그런데… 그게 과연 맞는 것일까요? 사실 사람들은 그렇게 모든 글을 찾아보고 업데이트를 모두 눈에 여기고 마음 깊게 담지 못합니다.
투명성은 방향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많은 데이터를 늘어놓아 준다고 해서 그게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지 않죠. 상황이나 진행상황을 공유하되 구성원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핵심입니다. 사람들에게 무한정의 정보를 준다고 해서 좋은 판단을 내리게 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편향된 정보만 주라는 것도 아닙니다. 원래 사람은 자기와 직접 관련된 문제에 공감을 하고 관심을 가집니다. 즉, 단순한 정보 전방위적 노출보다는 타겟팅되고 개인화된 투명성이 더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더들이라면 1on1 미팅을 통해 해당 구성원이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면밀히 들어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어도 개개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걸 잘하는지를 서면이라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내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제 투명성의 개념을 도입해보면 방향성이 뜻하는 것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이룰 것인지 도출한다면 우리는 방향성을 맞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향성이 맞다면 이제 속도를 신경 쓸 때입니다. 이제 애자일에 대한 준비가 끝난 것이니 스프린트니 린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이제 도입할 준비를 하면 될 겁니다.
애자일은 흔히 무슨 마법의 단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이것만 도입하면 혁신적인 조직이 되고 막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는 애자일은 일하는 방식이 아닌 환경과 문화에 가깝습니다. (위에서도 말한 것 같지만) 개인/조직 차원에서 각각 이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준비가 된 상태에서 애자일은 도입하고 시행하는 게 맞습니다. 예열도 안된 상태에서 야 우리 애자일 하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이 글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애자일은 분명 성공하는 조직에서 모두 시행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애자일”이라는 글자에 가려 애자일의 본질을 놓친다면 그것이 애자일을 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한 번 고민해봅시다. 감사합니다.
TMI. 사실 이 글을 쓰기 위한 빌드 업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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