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마다 도전 하는 조직 만들기
3개월, 약 90일 정도 되는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어떤 이는 1을 어떤 이는 100을 어떤 이는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 당신이 아닌 "당신이 속한 조직은 3개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바꿔 보자.
NDC 2016 이은석 - 돌죽을 끓입시다: 창의적 게임개발팀을 위한 왓 스튜디오의 업무 문화
창의적이고 고품질의 게임 개발 결과물을 낼 수 있게 돕는 조직 내부의 개방적 업무 문화에 대한 강연입니다. 강연자가 책임자로 몸담고 있는 왓 스튜디오가 <야생의>를 만들면서 겪는 예시들을
www.slideshare.net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함께 일해본 손에 꼽는 훌륭한 리더였던 이은석 디렉터님의 2016년 NDC 발표인 <돌죽을 끓입시다: 창의적 게임개발팀을 위한 왓 스튜디오의 업무 문화>라는 발표는 개인적으로 많은 영감을 준 발표이다. 여기서 말하는 돌죽 문화(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한 나그네가 냄비 하나를 들고 마을에 들러 먹을 것을 구하는데, 인심이 야박해 마을 사람 중 누구도 먹을 것을 나눠 주지 않았다.
그래서 꾀를 내어, 마을 가운데 있는 우물에 자리를 잡고 거대한 냄비에 돌덩이를 하나 넣고 펄펄 끓이기 시작했다. 물이 끓자 연기를 보고 보여든 마을 주민들이 그것이 무엇인지 물었고 나그네는 자신의 고향 전통 음식인 "돌죽(Stone Soup)"를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음식은 엄청나게 맛있다는 말까지!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큰 냄비에 한참 돌만 끓이다가 한 입 맛보고는 '양파가 조금만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이렇게 중얼거리자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집에 있던 양파를 나눠주고, 그 후에 나그네가 한 입씩 맛보면서 고기, 소금, 감자, 후추 등등을 혼잣말로 언급하면, 그걸 가진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나눠줬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가진 재료가 하나로 모여 많은 수프가 완성되었고, 이를 나그네와 마을 사람들이 나눠먹었는데, 오랫동안 그 수프 맛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서양 버전, 동양바잔,.수인 버전 뭐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비전에 대해서 가장 잘 설명한 동화이다. 나그네는 돌죽이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방어적이던 마을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재료-자원 공급)를 이끌어 내었다. 위의 슬라이드의 70페이지 부터 보면 당시 왓 스튜디오에서 한 프로토타입들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다.
도트 형태의 게임, 숫자로만 플레이 가능한 시뮬레이터, 3D 모델링 등 다양한 프로토타입이 시도되었고 빠르고 유연하게 전환되었다. 개발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절대 문서로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다. 문서에서 실제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부검을 거쳐 다음엔 어떤 시도를 어떤 제품을 만들지 고민했다.
실제로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3개월 마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새로운 걸 계속 만들고 나를 갉아먹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그 기분을 안 느끼게 리더가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고 우산 아래 있는 사람들이 3개월 동안 정말 몰입해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어떨까? 뭐라고 남을 것이다.
1년 동안 방망이를 깍는다고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보장은 없다. (나올 수도 있지만 안 나올 확률이 더 높다.) 어차피 안 나온다면 빠르게 시장에 보여주고 평가를 받고 개선해 나아가는 게 더 나은 모습일 수 있다. 장인정신은 사용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인데 이걸 레거시가 무서워서 실패할 까 봐 시간만 보내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내가 하는 조언 중에 가장 슬픈 서비스는 아무도 안 써주는 서비스라고 왕왕 말한다. 이는 나 조차도 안 쓰고 남도 안 쓰는 정말 외면받는 서비스를 뜻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것 보다 슬픈 일이 있을까? 소수의 사용자이더라도 실험 가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설도 그렇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검증하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를 만들어 나아가는 시간은 우리의 팬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조지프 캠벨은 <영웅의 여정>이라는 책에서 다양한 소설, 미디어 매체에서 등장하는 영웅들의 서사를 위의 그림과 같이 정의했다.일상에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소명(Vision)을 얻어야 하고 소명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스승(Leader)이 필요하다. 그래야 비로소 모험의 세계로 나아가 원하는 성취와 소명을 달성할 수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입장에서 3개월(1Q)에 프로덕트 하나를 내놓는다는 소명을 규정한다면 이것은 3개월 짜리 여정(Journey)이 되는 것이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토론을 거치며 소명에 대해 토론하고(무엇을 만들지) 그리고 리더가 선정되어 리더가 그것을 이끌고 어떻게든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성과를 공유한다. 이를 통해 영웅은 성장하고 완성된다.
배달의 민족을 통해 유명해진 테드 터너(CNN 창업자)의 명언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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