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를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저 역시도 암호화폐로 트레이딩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 매매/현물 위주로 했다가 최근에는 Defi계열로 많이 전환하였습니다. 저는 분명 수익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수익을 기반으로 NFT나 다양한 분야에 IDO 형태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기존 경제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라는 시장과 업계에 대한 위험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70%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시장 자체가 소멸되거나 흔히 말하는 시즌 종료 등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굳이 따지면 상승장(Bull Market)이죠. 근데, 우리가 지금 광기에, 소용돌이에 다시 빠져 있는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크게 3가지에 대해 더 조심하고 생각해보자고 말하려고 이 글을 시작합니다.
1. 탈중앙화라는 건 뭘까? 탈중앙화에 숨겨진 불투명성
위 일러스트가 있는 원글에도 있지만 저는 이 부분에 무척 공감합니다. 탈중앙화가 도대체 뭘까요? 모두가 정보를 조회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면 탈중앙화 금융일까요?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이들 중에 Scope을 통해 하루 종일 그걸 관심 있게 보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볼 수는 있지만 누군지도 알 수 없고 이게 다른 사람인지 같은 사람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우습게도 “고래”라고 부르는 큰 손들이 있습니다. 이게 탈중앙 금융일 까요? 그냥 가상화폐로서 주인이 누군지 모르는 재화가 손바뀜이나 가격조정이 들어갑니다. 심지어 MM(Market Maker)라 불리는 존재들이 거래량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실제 주식 시장이면 바로 금감원에게 두드려 맞습니다.) 우리가 DEX니, CEX니 이런 개념도 어찌 보면 탈중앙화라는 개념에서 보면 미묘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선 1,000% 공감하고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 돈 놓고 돈 먹기 시장이니까 거래(trade)를 하기에는 적합하지만 투자(invest)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테라, 클레이 글로벌하게는 BNC, 솔라나, 이더리움, 폴리곤 등 굉장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많습니다. 근데 여기서 뭐가 사람들이 말하는 “근본”인가요? 사실 모호합니다. 아마 누구도 Drill down으로 들어가며 질문하면 대답 못할 겁니다. 그들이 잘못한 게 아닙니다. 그냥 그걸 누구도 명확히 정의를 못할 뿐이죠.
탈중앙화는 어찌 보면 해체주의로부터 기인한 기술철학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태동기이죠. 또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이렇게 명명된지는 수년, 이전에 유사한 개념으로서 존재했습니다. 기술은 거짓이 아니지만 철학은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즉, 아직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기엔 모호하고 위험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2. 누가 웹 3.0, 블록체인의 소리를 내었는가
슬슬 세간에선 웹 3.0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살짝 코웃음이 납니다. 이는 절대로 웹 3.0이 잘못되어서가 아닙니다. 이거 누가 정한 건가요? 그럼 웹 2.0은 명쾌하게 정리되었나요? IT업계에서 십여 년 종사했지만 이걸 명쾌하게 정리하는 이를 본적도 글도 못 봤습니다. 그저 그런 거다 정도로 언급이 될 뿐이죠. 2.0이 아직인데 3.0이 나오는 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집니다. 2016년에 스타트업 신을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나타났습니다. 다 어디 갔을까요? 아무도 어두운 부분을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거든요. 그거 어떻게 되었어? 그래서 블록체인이 뭔데? 그래서 웹 3.0이 뭐가 좋은 거고 기존과 어떻게 구별되는 건데?라는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이건 필립 코틀러 아저씨가 수년째 내는 마켓 2.0, 마켓 3.0 이런 것과 같습니다. 내년엔 4.0, 5.0 뭐 이렇게 나오겠죠. 근데 이건 정말 그냥 점(dot)으로서 이런게 있어, 대세가 될 것 같아라고 언급되는 것이지 사실 이걸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이 있나요?
김난도 교수가 매년 내는 20XX 트렌드 코리아 이런 겁니다. 그걸 맹신하며 신사업계획 세우고 투자하고 인생을 거나요? 안 그럴 겁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 있으면 말립시다.) 무슨 무슨 코인은 백서가 어떻고, 어떤 어떤 서비스는 웹 3.0을 도입했고 어쩌고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뭐 네 잘 알겠는데요. 그래서 용어 장사 말고 뭘로 우리가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기존의 법인의 개념, 회계체계, 제도권이라 불리는 것들은 고루 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책임을 질 수 있고 장난질도 칠 확률이 낮아집니다. (아예 못 치는 건 아닙니다. 치면 그 대신 콩밥 먹일 순 있겠죠.) 개인적으로 해당 용어를 쓸 거면 책임을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법인을 내는 것이던, 기술적으로 진보를 가져오는 것이던 남는 걸로요. 그냥 콘텐츠나 마케팅으로 쓰는 게 아니라.
3. 우리가 사는 건 오프라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 디지털 휴먼이니 온라인에 사는 사람이 있나요? 우리는 숨 쉬고, 밥 먹고, 만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오프라인 실물 경제에 눈길을 줘야 합니다. 배가 불러야 메타버스니, 암호화폐니 그런 것에 관심이 가겠죠.
이것도 용어 장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면 뭐가 될까요? 아마 옛날 같은 오일쇼크나, 금융위기나 극단적으로 전쟁이라도 나면 박살 날 겁니다. 아니 우리 집이 굶고 옆에 미사일 떨어지는데 메타버스, 코인 이야기할까요? 못하죠. 암호화폐 신봉자 중에 비트코인이나 몇몇 코인을 금으로 비유하고 국정 화폐로 인정받을 것이라 말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니까요. 비트코인은 실제로 엘런, 파월이 말한 것처럼 실제로 금와 비슷한 지위로 부상했습니다. Market Maker 없이도 거래량도 받쳐주고 기술적 분석, 추세 등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됩니다. 오히려 들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까 법정화폐니 자산으로서 제도권에게 들어올 수 있겠죠. 네. 있을 겁니다. 다른 코인이 아니라 비트코인이요.”엥? 비트코인이 되면 다른 것도 될 수 있는 거 아니야?” 우리가 알아야하는데 비트코인과 그 외 코인은 시작점 자체가 다릅니다. (PoC니 뭐니는 말 안 하겠습니다.) 발행 주체가 정해져 있고 재단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관리(발행, 리브렌딩,소각 등)를 하는 게 앞서 말한 ‘탈 중앙화’일까요? 고민해볼 지점이죠.
해외에서는 P2E라는 개념도 나오고 있습니다. Play to Earn이라고 하는 개념이죠. 언론이나 어디선 이걸로 또 호들갑 떱니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 이거 경험해 봤잖아요. 아이템베이, 아이템마니아에서 메소 사고팔고, 아덴 사고팔고 이런 게 P2E죠. 안 봐도 비디오인 게 이제 어쩌고2E가 판을 칠 겁니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우린 오프라인에 살고 있습니다. Work to Earn 하세요. 노동소득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돈 벌 방법이 얼마나 많아요. 뭘 만들어 팔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동력을 제공하고, 사업을 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땀을 흘려 돈을 벌자는 겁니다.
“아니, 주식쟁이들이나 누구누구는 편하게 돈 버는 거 아닙니까?” 그런 양반들 만나보세요. 나름 그 사람들도 머리털 빠지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삽니다. 그들의 고민, 그들의 노력, 그들의 삶을 너무 경시하지 마세요. 암호화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우스개 소리겠지만 너무 기존 시장을 비웃는 글들이 보입니다.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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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을 하다 보니 간간히 최근에 비트코인이 1억 간다고 하고 다들 암호화폐에 대해 열창하는 글을 보고 저도 다른 재태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좀 두서없이 썼는데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포인트는 현실에 집중하자. 그리고 세상을 똑바로 보자. FOMO 느끼지 말자. 정도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 코인하는 사람이 늘어가기도 하고 거래가 아닌 투자하는 척에 빠진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써봅니다. 우리 투자해봄 사람들은 그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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