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잘하는 방법 = 강의를 잘하는 방법
Nature지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Why lectures are like blind dates>라는 제목인데 소제목은 How I learnt to woo the audience after attending a public-speaking class인데 정확히는 "대중 강의를 하는 방법"에 가깝다. 소개팅이라기 보단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것을 blind date라고 하는데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팀과 메리가 처음 만난 그것이라고 생각하면 더 이해가 빠를지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호감을 사는 일은 쉽지가 않다. 소개팅이던 대중강연이던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은 같다. 1:1 소개팅과 1:n 대중강연이 같나? 싶겠지만 생각보다 1명에게 호감을 얻는 것과 n명에게 인정받는 것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소개팅을 잘하기 위한 아니 대중 강연을 잘하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은 "말을 가지고 놀자.", "정보를 너무 넣지 말아라", "청중과 공간을 사전에 이해해라", "결론을 하나로 단정하지 마라."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데 각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물론, 의역과 사견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원문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1. 말을 가지고 놀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미없는 강의들은 단조로운 톤으로 진행 된다. 말을 가지고 논다는 것은 말의 속도와 악센트, 볼륨 등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같은 문장을 말하더라도 어디에 악센트를 주느냐에 따라 정보 전달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은 소개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톤으로 같은 볼륨으로 같은 속도로 이야기하면 청자는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렵고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주제가 재밌거나 하면 좀 다를 수 있지만)
2. 정보를 너무 넣지 말아라
발표 자료에 정보를 넣는 것은 음식에 소금을 넣는 것과 같다. 충분하지 않으면 밋밋하고 너무 많으면 짜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발표자는 정보를 많이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시간의 제한, 장표 혹은 스피치라는 매체의 한계 때문인데 발표자는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사람들은 말이 너무 길어 지는 걸 싫어합니다. 차라리 임팩트 있는 강의를 하고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게 강의를 진행하고 질문과 토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 좋다. 둘째, 청중은 디테일한 것에 관심이 없어요. 자세한 내용은 Q&A나 이메일을 통해 추가로 질문할 채널을 만들어 놓으면 된다. 대중 강연에서 항상 가장 핵심 내용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걸 어떻게 온전히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하자. 소개팅에서도 TMI를 남발하거나 부가적인 자랑, 표현보다는 내가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내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를 담백하게 담아내는 게... 좋다고 한다. (나도 전문가는 아니니까)
3. 청중과 공간을 사전에 이해해라
강연에 참가하는 청중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 관심사와 지식 수준에 맞게 자료를 조정해야 한다. 가령, 인공지능 학회에서 데이터 모델링 방법에 관해 말한다면 대부분의 청중은 그것에 대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라면 그 개념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발표 장소도 무척 중요하다. 강의를 요청받았다면 공간에 대한 상세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발표를 연습할 때 공간을 그려보며, 목소리가 얼마나 커야 하는지, 사람들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면 좋을지 생각해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 소개팅에서도 상대에 대한 정보, 취향 그리고 만나는 장소(데이트 코스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4. 결론을 하나로 단정하지 마라
대부분의 발표는 결론 슬라이드 다음에 Q&A 슬라이드로 끝나곤 한다. 그러나 '질문있으신 분?'이라는 말을 청중이 마지막으로 듣는 것은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다고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발표를 잘 마무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강연 내용을 한 장으로 요약한 장표 하나와 Q&A 이후에 관심을 한번 더 유도하는 두 번째 결론 장표를 준비하는 것이다. 두 가지 결론은 일반적이지 않으므로 강의를 시작하면서 청중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질문을 할 시간이 10분이면 마지막 1분은 마무리 발언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말하는 식이다. 그 마지막 순간이 핵심입니다. 하이라이트 지점에서 강연을 끝내고 청중에게 감사를 표하고 연설의 끝을 명확히 알리면 당신의 강연은 좋은 강연으로 청중 기억에 남을 것이다. 늘 말하지만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소개팅을 잘하는 사람은 강의를 잘한다는 것인데 반대로 강의를 잘하면 소개팅을 잘한다는 것인데 잘 모르겠다. 네이처지에 올라온다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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