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라는 질문의 함정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담은 아티클이나 책을 보면, 대부분 "Why(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모든 일의 시작점은 "Why?"라고 할 수 있습니다. "Why?"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을 하다 보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생깁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상사가 어떤 방향이나 특정 지시를 내렸는데, 내가 스스로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 갈 때입니다. 분명 내가 생각하는 방향보다 더 나은 방안이 있는 것 같은데, 혹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자연스럽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옵니다.
이런 경우, 왜 이런 지시가 내려왔는지 이유와 배경을 설명해 달라고 해서 납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이유와 배경을 물어보기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고, 내 바로 위의 사람도 이유와 배경을 모르고 더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으니 해야만 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유와 배경을 들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채로 맡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하다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백날 해봤자, 명쾌한 답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시작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좋은 선택입니다. 첫째로, 조직의 측면에서 일이 되어야 합니다. 조직은 일하려는 곳이며,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일단 시작해야 합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 이를 이해할 조직이 얼마나 될까요?
또한, 정확히 왜 이 일을 하는지 알아도, 일을 잘 해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Why를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습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좋은 실행이 필요합니다. Why를 알면 좋은 실행을 할 수 있지만, Why를 알고 있다고 해서 좋은 실행을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은 아닙니다. Why를 모르더라도 좋은 실행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Why를 모르고 일단 시작을 해보면, 어느 순간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아 이래서 이 일이 필요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경우, Why를 알기 위해서 시간을 다 보내고 실행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물론 의사결정자는 Why를 파고들어서 답을 얻어내야 합니다. 그게 의사결정자가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전략을 세우고, 정교한 가설을 세웠다고 하더라도, 이게 실제로 통할지는 시장에서 고객의 반응을 봐야 합니다.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던 전략도 실패할 수 있고, 가설 검증에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빠르게 실행해서 결과를 보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Why를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실행을 하면서도 왜 이렇게 실행을 하는지, 더 효율적이거나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지 생각하는 것처럼 실행에 대한 'Why'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왜 이 일을 이렇게 하는지, 왜 이해가 안되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Why'의 대상을 외부의 관점에서 내부의 관점으로 바꾼 것입니다. 내부의 'Why'를 파고들면서 다른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Why'를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관점과 기준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한 후, 왜 이 일을 이렇게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대화를 하여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생각은 왜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의 근거가 될 수 있어서 좀 더 논리적인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영감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인을 가늠해야할 때, 아니 저기 MBTI 말구요. (0) | 2022.09.09 |
---|---|
노력과 성장의 상관 관계 (0) | 2022.08.27 |
천 명만 모으면 되는 건가요? 쉽네요. (0) | 2022.08.20 |
정보의 착취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0) | 2022.08.13 |
[5WHY 시리즈] 이거 쓰면 본질에 다가갈 수 있겠지? (0) | 2022.08.0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타인을 가늠해야할 때, 아니 저기 MBTI 말구요.
타인을 가늠해야할 때, 아니 저기 MBTI 말구요.
2022.09.09 -
노력과 성장의 상관 관계
노력과 성장의 상관 관계
2022.08.27 -
천 명만 모으면 되는 건가요? 쉽네요.
천 명만 모으면 되는 건가요? 쉽네요.
2022.08.20 -
정보의 착취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정보의 착취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2022.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