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만 만들면 되는거죠? 쉽네요.
요즘 애자일이니 스크럼이니 하는 친구들을 본의 아니게 자주 보게 되는데 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MVP의 개념을 정말 망각하고 Over-build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아니 자꾸 간지 나 느낌을 챙기려 한다. 스프린트니 뭐니를 돌리려 해도 작동하는 것, 사용 가능한 것을 만드는 게 기본이다. 근데 자꾸 거기다가 이쁜 걸 생각한다. 그럴 거면 디자인 목업을 만들라고 해라. 시각디자인과 나온 친구에게 맡기면 몇일만에 풀 화면까지 나올 것이다. (껍데기겠지만)
기본적으로 애자일 방법론은 가설 검증을 깔고 가는 것이다. 논문을 써본적 있거나 실험을 해본 적이 있거나 적어도 데이트 경험이라도 있으면 말도 안 되는 비용 낭비는 없어야 한다.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을 Product로 잡고 뭘 만들어야지 기능 중심으로 가기 시작하면 만드는 사람도 지치고 담당하는 사람도 만족하는 산출물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
보통 어디가서 애자일 하면 나오는 그 자동차 그림이 있다. 자동차 만들 때, 바퀴 만들고 엔진 만들고 차체 만들고 하면 시간이 엄청 걸리지만 보드, 킥보드, 자전거, 자동차 순으로 만들면 금방 만든다고. 이러한 내용은 사실 20세기 초 망원경 만들던 아저씨들 사이에도 있던 말이다. (톰슨의 법칙) 다들 애자일 거리면서 그놈의 자동차 그림을 보여주는데 사실 본질은 자동차고 나발이고 굴러가고, 사람이 항행을 할 수 있는가이다. (애초에 그 그림 자체가)
개인적으로 제품을 만들 때는 기능 중심으로 단계를 나눠 진행한다. MVP#1, MVP#2, MVP#3 ... 순으로 말이다. 각 MVP에는 검증해야하는 가설이 있고 그걸 검증하기 위한 기능을 개발한다. 디자인 있으면 좋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가설이 확정되고 나서 이쁘게 해도 늦지 않다. 자기들이 하는 건 가설 검증이지 개쩐 실험이나 쇼가 아니다. 자꾸 쇼를 보여주려고 하면 장치, 준비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스우파나 무슨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들을 보면 본 무대 서기 전에 연습실에서 동선 부터 표정, 시선처리 등등 모두 기획을 한다. MVP는 연습실에 가깝다. 연습실에서 왜 조명을 따지고 뒤에 CG를 따지고 그러는가? 이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냐? 자원은 자원대로 들고 결과물은 원하는 만큼 나오진 않는다. 저주가 아니라 진짜.
MVP에서 기술부채 쌓는걸 왜 벌써 걱정하는가? MVP는 Minimaul 하기에 MVP이다. Most가 아니다. 가설이 튼튼하지 않은 상태로 팀원 찾지 마라 그것 부터 민폐다. 확신에 가득 차도 모자란데 왜 지도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을 끌어들이나? 평가는 사용자가 한다. 자기 자신의 만족, 자위를 위해서라면 그냥 혼자 하던지 외주로 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설을 세움에 있어 비전과 목표, 일을 헷갈리지 말아라
제발 누구 저격 같다고 느껴지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보내라. 저격하는 거 맞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가 막히는 피리부는 사내가 되는 방법 (0) | 2022.08.27 |
---|---|
[데이터 분석 시리즈] ① 패턴과 추세를 알고 싶을 때 쓰면 좋은, 시계열 분석 (0) | 2022.08.17 |
우리 팀의 닭과 돼지 (0) | 2022.08.14 |
PMF, Sweet Spot를 찾으면 되는거죠? 쉽네요. (0) | 2022.08.14 |
Value Proposition Mapping | 가치 제안 구조 (0) | 2022.07.3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기가 막히는 피리부는 사내가 되는 방법
기가 막히는 피리부는 사내가 되는 방법
2022.08.27 -
[데이터 분석 시리즈] ① 패턴과 추세를 알고 싶을 때 쓰면 좋은, 시계열 분석
[데이터 분석 시리즈] ① 패턴과 추세를 알고 싶을 때 쓰면 좋은, 시계열 분석
2022.08.17 -
우리 팀의 닭과 돼지
우리 팀의 닭과 돼지
2022.08.14 -
PMF, Sweet Spot를 찾으면 되는거죠? 쉽네요.
PMF, Sweet Spot를 찾으면 되는거죠? 쉽네요.
202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