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할 수 있다! 조직을 망치는 현장 메뉴얼
내가 못하면 님들도 못해야합니다. 이 무슨 악마와 같은 방법이? 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런 시대가 존재 했다. 바로 세계대전과 냉전(Cold-War)시대! 세계적으로는 서로 전쟁한다고 여념이 없고 이후에는 소비에트 연방(소련)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핵무기의 존재로 대놓고 싸우지는 못하고 대리전을 하거나 스파이들의 암약 등으로 서로를 견제하던 이 시기가 있었다. 물론, 요즘에는 당연히 다르지만… 여하튼, 냉전시대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 90년대에 이러한 반목의 시대가 끝나며(?) 십여년이 지나 이런 문서가 공개 되었다. <Simple Sabotage Field Manual:Strategic Services(손쉬운 방해공작 현장 매뉴얼)>
제목을 보면 웃음이 나올 수 있겠지만 1944년 세계 2차대전이 한창일 무렵 지금의 CIA의 전신인 OSS에서 요원들에게 교육한 매뉴얼로 말 그대로 적대 국가, 조직, 기관에 위장 취업에 성공 했을 때 어떻게 조직을 망칠 수 있는지를 적어 놓은 책이다. 사실 지금 보니 유머로 넘어갈 수 있지만 실제 저 시대에는 저렇게 트롤링 했다는 걸 생각해보면 충격적이지 않을 수 가 없다. 한 번 내용을 보시라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놈이 바로… 아니다. 농담이고 여튼 냉전시대까지 유용했다는 이 메뉴얼을 한 번 살펴보자
[공통] 조직과 생산성에 대해 일반적인 방해방법
-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휘/명령체계를 반드시 지키도록 강요한다.
- 절대로 의사결정을 빨리 할 수 없도록 한다.(의사결정을 앞당기지 못하도록 한다)
- 최대한 자주 회의를 열게 한다.
- 의사소통, 회의록, 해결 방법을 토씨하나 놓치지 않고 정확한 표현으로 작성한다.
- 스스로를 합리적이라 여기며, 회의 참석자들도 “합리적”이 되라고 요구한다.
-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안건도 ‘위원회(TF)’에서 검토하게 한다.
- 위원회는 최소한 5명 이상으로 구성하고 가능한 한 더 많은 사람으로 구성한다.
- 업무추진을 위해선 더 많은 연구와 리서치, 검토가 필요하다고 유도한다.
- 중요한 업무와 관련 없는 주제, 이슈를 가능한 자주 제시한다.
- 지난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되풀이해서 검토하도록 유도한다.
[본인이 매니저/팀장이라면]
- 직원들에게 정해진 절차를 요구한다.
- 절차와 지침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고, 그게 맞는지 따져보게 한다. 가능하다면 같이 불평불만한다.
- 절차의 진행을 최대한 늦춘다. 이미 준비된 것이 있더라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지기 전까지는 먼저 제시하지 않는다.
- (조직에) 새로운 기기/재료를 요구한다. 만약 주어지지 않는다면 항의한다. 좋지 않은 기기로는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고 경고한다.
- 조직의 사기와 생산성을 함께 낮춘다. 잘 못하는 직원을 칭찬하고 보상한다. 잘하는 직원의 직무수행에 대해 비판하고 차별한다.
- 새로운 구성원에게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지침을 준다.
- 새로운 구성원들이 중요도가 낮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를 할당한다.
- 중요한 업무가 있어도 회의를 자주 열고 일을 마치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업무가 완성되지 않으면 해당 직원을 탓 한다.
- 될 수 있는 한 문서작업의 양을 늘린다. : 모든 보고를 문서화하고 중간 검토를 많이 한다.
- 복사-붙여넣기로 업무를 진행한다.
- 업무 권한의 문제를 계속해서 꼬투리 잡는다. 윗선의 허락이나 승인없이 업무를 진행해도 되는 건지 끊임없이 지적한다.
- 업무 결제절차를 가능한 한 복잡하게 만든다. 아무리 간단한 일이더라도 3명 이상의 승인/결제를 거치도록 한다.
- 새로운 직원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을 주지 않는다.
- 문서의 형식, 제출일자, 오탈자 등을 집요하게 따진다.
[본인이 사무직이라면]
- 복사작업을 할 때 문서의 순서를 뒤섞는 실수를 범한다.
- 유사한 이름을 활용해 혼란스럽게 하거나 잘못된 주소를 사용한다.
- 필수서류는 빼먹는다.
- 중요한 연락을 받았을 때, “대표/팀장은 바쁘다”, “다른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 메일은 최대한 늦게 열어본다.
- 사람과 조직을 혼란스럽게 하는 소문을 퍼트린다.
[본인이 일반적인 직원(피고용인)이라면]
- 일을 대충하고 좋지 않은 장비, 기기, 업무환경 등을 탓한다. 이런 것들이 일을 잘 못하게 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 중요한 업무절차를 생략하거나, 각종 서류를 입력할 때 누락한다.
- 느리게 일한다.
-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업무를 두세 번에 나눠서 진행하는 등 업무수행에 필요한 행동절차를 최대한 늘린다.
- 업무수행에 가능한 많은 방해물을 만든다. 즉, 업무 이외의 시간을 대폭 늘린다. 도구를 잃어버리고 찾는데 시간을 쏟거나 화장실에서 필요한 것보다 더 오래 있다가 돌아온다.
- 각종 규정을 잘못 이해하고 실수한다.
- 모든 상황에서 울거나 흐느낀다. 히스테리를 부린다.
사실 이 메뉴얼은 20페이지 정도 되는 적은 분량이지만 조직을 망하게 만드는 비기는 다 들어가 있다. 이 가이드의 핵심은 구성원들의 동기부여 떨어뜨리나 도구·목표·타이밍의 복잡도를 높여서 진행, 결정이 어렵게 만들거나 사보타주를 통해 일 자체를 안해버리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자, 이제 당신은 조직을 망치는 방법을 알았다. 이제 결정하자.
당신은 조직을 망칠 것인가? 아니면 살릴 것인가?
같이 알아두면 좋은 올리비에 시보니 교수의 인터뷰